Pacific Asia Museum
Pasadena, California 91101
Open Wednesday through Sunday 10am to 6pm


일본도자기에 미친 한국의 영향
일본 도자기를 전시하고 있는 본 케이스를 살펴보면 그 일부는 한국 도자기의 영향을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역과 외교단의 파견을 통하여 일본과 한국은 문화 전반에 걸쳐 많은 면을 공유하여
왔는데 이 중 특히 도자기는 한국의 영향이 현저하게 반영되는 분야로 알려져 있습니다. 15세기 말을
전후하여 일본 상류층에서 유행한 문화생활 중의 하나는 차를 즐기는 다도였습니다. 당시 선불교가
유행하면서 다도에서 선호한 성향은 선불교의 정신을 반영하는 간결 단소함으로, 이전에 선호되었던
화려하고 값비싼 중국 도자기보다는 한국 서민들이 일상에서 쓰던 밥그릇이나 국그릇 등이 일본
다도에서 선호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한국 도자기의 영향은 일본에서 16세기 경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나 본격적으로 그 성향이 눈에 띠기
시작한 것은 1592년에서 1598년까지 지속된 임진왜란 이후입니다. 일본은 임진왜란 후 수많은
한국 도공을 납치하여 갔는데 이들 중 다수는 특히 도자기 산업이 활발하던 규슈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국 도공들은 일본에 신기술을 전하고 새로운 한국 도자의 미를 소개함으로써 일본
도자기 산업을 부흥시키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습니다. 이러한 영향을 받아들인 일본 도공들은 한국
도공들과 함께 일하면서 독특한 일본 도자기의 전통을 성립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라쿠
도기 다음으로 일본 다도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하기 도자기는 그 시조를 한국의 이씨 형제
도공으로부터 찾아볼 수 있는데, 두툼한 몸체와 광택제등에서 한국 도기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